연애심리컬럼
[ 도람 ] 로맨스 클리셰 TO DO LIST -12- : 카메라에 담긴 사랑
2018-06-20 / 324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볼수록 기분이 좋아지고, 볼수록 마음 속 깊이 새겨지죠. 눈이 마주치면 분명 부끄러울 것도 같아서, 저도 모르게 책을 꺼내듭니다. 당신을 보고 있던 게 아니라, 그저 책을 읽다 얼굴을 들었을 뿐이라고. 혹시라도 눈이 마주친다면 그렇게 변명하리라 생각하죠. 그런데, 지금은 21세기입니다. 시선조차 조심스럽던 낭만은 버린 지 오래. 책 대신 카메라를 든 당신은 서슴없이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대죠. K드라마의 카메라 클리셰, 과연 로맨틱하기만 할까요.
- 글. 도람 -

 

<누가 찍고 누가 찍히는가>
카메라가 귀하던 시절, 우리는 특별한 날에만 사진을 찍었습니다. 가족앨범에 오래 간직된 사진들은, 카메라가 어색하고 수줍던 우리들의 표정들이 담겨있기 일쑤였죠. 그러던 시절도 잠시, 우리는 조그만 디카를 들고 열심히 미니홈피를 꾸몄더랬습니다. 그런데, 그러던 시절도 잠시, 핸드폰만 있으면 사진은 물론 영화제에 출품할 영화까지 찍을 수 있는 시대가 왔어요. 무겁고 비싼 카메라는 포토그래퍼들의 자산이 되었고, 핸드폰은 전국민을 셀피 작가이자 모델로 만들었습니다. SNS 시대가 열리자 모두가 자신의 일상을 전시하기 시작했고,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타인의 삶을 구경하는 일이 용이해졌습니다.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인간의 삶을 빠르게 변화시켜 왔습니다. K 드라마 속의 로맨스 코드도 마찬가지죠.

20세기의 드라마들은 여자주인공의 모습을 잠자코 쫒아가는, 남자주인공의 시선으로 촬영되었습니다. 서로 눈이 마주치는 것으로도 드라마는 충분히 사랑의 시작을 알릴 수 있었죠.

21세기의 K드라마에서는, 남자주인공이 무겁고 커다란 DSLR을 당당하게 꺼냅니다. 그리고, 익숙하게 카메라를 들어 사방을 찍기 시작합니다. 여자주인공들은 그렇게도 잘 보이는 카메라를 인식하지 못하고, 남자주인공이 든 카메라의 뷰파인더 안에서 무심히 돌아다닙니다. 물론, 남자주인공이 의도를 갖고 그녀만을 찍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십중팔구, 업무 상 촬영이 어느새 그녀의 실루엣만을 쫓는 사적 작업으로 변해버리죠. 공교롭게도 가장 아름답고 무방비한 그녀의 얼굴이, 그 안에 담기기 마련입니다.

카메라 안에 담긴 피사체는, 대개 촬영을 동의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사진 속의 그녀와 사진을 찍는 사람은 어느새 운명의 동반자로 예정됩니다. K드라마의 공식에 따라 둘은 어떤 이유로든 얽혀서 사랑에 빠지겠죠. 우연히 남자주인공의 방이나 소지품에서, 자신의 사진을 발견하거나 해서 말이죠.

내 사진을 이렇게 소중하게 간직했다니. 여자주인공은 남자주인공의 진심을 깨닫고, 저도 모르게 마음이 사르르 녹아버려요. 자신의 사진을 발견하고서 불쾌해하거나 섬뜩해하는 여자주인공은 하나도 없습니다.

 

<성적대상화의 지옥>
도둑처럼 몰래 찍는다고 해서 ‘몰카’나 ‘도촬’로 불리던 불법촬영 범죄가, 최근 사태의 심각성이 세상에 알려지며 ‘불법촬영’이라는 용어로 교체되었습니다. 한국남성들이, 한국여성들을 피사체로 삼는 장소는, 공공장소는 물론 사적 공간까지 한계가 없습니다. 길거리에서도, 마트나 백화점, 학교 앞, 증명사진을 찍으러 간 사진관에서, 우리의 실루엣과 얼굴과 치마 속 사정이 동의없이 촬영됩니다. 정말로 많은 화장실 불법촬영 동영상들이 인터넷에 돌아다니죠.

우리가 CCTV를 피할 방법이 없듯, 불법촬영 범죄 동영상이 유통되는 P2P나 웹하드 사이트, 성매매 업소와 서비스 사업자와 회원들이 단단한 파트너십으로 돌아가는 소라넷과 유사 소라넷 사이트들을 완전히 박멸하는 일은, 아직도 요원합니다.

여성들이 불법촬영 범죄에서 안전한 공간은, 단언컨대, 없습니다. 초등학생들도 ‘엄마 몰카’를 놀이처럼 찍는 사회니까요. 수많은 여성인권 활동가들과 단체들, 국회의원들이 애쓰고 있지만, 불법촬영을 근절하기 위한 법제화는 더디기만 합니다.

동의없는 불법촬영 범죄는, 일부 개인이 재미나 호기심으로 저지르는 일이 아닙니다. 이들이 불특정 다수 혹은 지인이나 가족, 친인척, 여자친구, 아내를 촬영하는 이유는, 촬영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유통하는 채널이 너무나 많고, 그 일로 인해 얻는 이득이 쏠쏠하기 때문입니다.

사진이나 동영상을 많이 촬영하거나 실제 강간 동영상을 업로드하면 ‘작가’로 칭송받는 동시에, P2P사이트의 시스템을 통해 돈도 벌 수 있습니다. 이런 데이터를 파일로 사는 개인이나 업체도 있습니다. P2P나 웹하드 사이트들은, 개인회원들의 활동뿐 아니라 성매매 업소들의 광고로도 돈을 법니다. 사이트에 올라간 피해여성들의 자료를 삭제해주는 업체도 돈을 어마어마하게 법니다. 지인의 얼굴을 포르노 사진과 합성하여 판매하는 범죄도 횡행합니다. 얼마 전에는 일반 여성들이 SNS에 올린 일상 사진을 파일로 만들어서 교도소에 공급하는 업체가 뉴스에 등장하기도 하였죠.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살기, 참 지옥 같죠?

대한민국 여성이 불법촬영으로 인한 프라이버시 침해와 성적대상화의 지옥을 벗어나는 방법은, 빠른 법제화와 강력한 처벌, 두 가지 방법뿐이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끊임없이 누군가의 카메라 안에 담기고 있다면, 과연 기분이 좋을까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찍는다 해도, 내가 준비되어 있고 촬영을 합의하였을 때 편안하게 피사체가 될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의 사진을 몰래 찍어서 혼자만 간직하면 로맨틱하죠. 그런데, 그 사진이 수백 만이 들락거리는 사이트에 함부로 전시되고 부위별로 성적대상화되어 소비되고 유통된다면 어떨까요.

 

<프라이버시가 지켜질 때 싹트는 로맨스를 위해>
DO : 동의없이 찍히지 않을 내 권리를 알아둡니다!
당신에게는 초상권이 있습니다. 자신의 신체가 함부로 성적대상화 당하지 않을, 자연인으로서의 존엄과 인권이 있습니다. 내 몸은 나의 프라이버시이고, 내 몸이 동의없이 촬영 당한다면 프라이버시를 침해 받은 사건입니다.

DO : 112를 누르세요!
누가 나를 촬영한다는 의심이 들면 즉시 112에 신고합니다. 시간과 장소, 인물을 특정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정보를 전달합니다. 접수만 되면 이후 수사 진행 상황을 보고 받을 수 있습니다. 빠른 출동이 가능한 경우, 핸드폰이나 카메라를 압수할 수도 있습니다. 요즘은 데이터 자동 동기화 기능으로 인해 사진이나 동영상이 촬영과 동시에 그 사람의 개인저장공간에 백업됩니다. 그 사람의 디바이스뿐 아니라 온라인, 오프라인 저장공간까지 확인해야 안전하죠.

DON’T : 찍지 마세요! 보지 마세요!
동의없이 사람 찍지 말고, 불법촬영 동영상을 소비하지 않습니다. 누가 불법촬영 동영상을 유통하는 것을 본다면, 신고도 합니다. 당신이 찍지 않고 보지 않는다면, 불법촬영 범죄는 사라질 수 있습니다.

불법촬영 범죄가 사라지는 날을 한번 상상해보세요. 그 때는 사진 한 장의 추억과 낭만을 되찾을 수 있을 거예요.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사진을 찍고, 우리의 추억이 영원히 사적으로만 간직되는 세상이 올 수도 있겠죠. 제 예상으로는 한 200년 정도 지나면, 그렇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만, 그렇게 되는 날까지 모두가 불법촬영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노력해보아요.

러브 카운셀러는 서로를 믿을 수 있는 안전한 세상의 로맨스를 꿈꿉니다. 우리, 200년 뒤에도 함께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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